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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 구병모 줄거리 보통 사람과 달리 아가미가 있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소년은 동반자살 하려는 아버지에 의해 호수로 빠지나, 가까스로 살아나 근처 마을 할아버지의 집에서 살게 된다. 그 집에는 이미 손자가 한 명 살고 있었다. 손자는 소년의 몸에서 아가미를 발견한다. 그리고 소년을 팔아넘기는 대신 숨긴 채 함께 살아가기를 택한다. 살아가기 위한 것들을 가르쳐주고, 씻겨주고, 가끔 호수로 데리고 가 헤엄치도록 해준다. 손자는 소년이 호수에서 헤엄칠 때마다 자신과는 다른 존재이며, 영영 멀리 떠나버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이 느낌이 강해진 날, 손자는 소년을 묶어두기 위해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욱 못되게 군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딸, 손자의 친엄마가 집을 찾아온다. 그녀는 아들을 자..
28 - 정유정 책 속 문장나는 때로 인간 없는 세상을 꿈꾼다. 자연의 법칙이 삶과 죽음을 관장하는 곳, 모든 생명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계, 꿈의 나라를.만약 세상 어딘가에 그런 곳이 있다면 나는 결코 거기에 가지 않을 것이다. 그 손이 떨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해보지 않았다. 이 계단을 올라와 그와 마주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단 한 번도. 왜 안 했을까. 재형은 처음부터 그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무섭다고 호소하고 있었는데. 살아 있어 무섭고, 살고 싶어서 무섭다고.  "우리는 살아 있다.""우리는 살고 싶다.""우리를 살게 하라." 가장 증오했던 대상을 구원하고, 가장 혐오했던 대상을 사랑하게 되는 역설. 그 속에 구원의 비밀이 숨어 있다. 아름답고 화려한 시절에 선행을 베풀기는 쉽..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 정세랑 정세랑 작가의 책은 처음 읽어봤다.글이 온기를 띌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은 것 같다. 이런 따뜻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보통 일기를 쓸 때 조선왕조실록 수준으로 세세하게 사실만을 기록하는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사유하는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여행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어서 정말 행운이다. 비록 이번 여행도 이 작가만큼 따뜻한 여행은 아니었지만서도, 그래도 좋았다.작가의 문체를 좋아하고 팬이 된다는 것이 뭔지 알 것 같다.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 책 속 문장"특별한 것 같지만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교육을 받고 비슷한 공동체에 속하면 비슷해진다. 그런 패턴을 확인할 때 스스로가 작아지기도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지기도 한다. 내가 ..